작가노트
아내와 아들
사랑은 생명을 창조할 수 있는 원천이며 감성적이고 이성적인 것을 포함하는 총체적인 아름다움의 원형이다. 그러므로 사랑으로 창조된 생명을 품고 있는 여자의 몸은 모든 아름다움 중에 가장 아름답다.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미숙했던 몸의 선들이 사라지고 아내의 몸이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몸으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아내의 몸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붉게 익은 석류처럼 아름다움으로 드러났다. 
아내의 몸은 빨간 알맹이를 품고 있는 석류와 같이 둥글게 솟아오른 모양이 단조롭지만 풍요롭고 터질 듯 부풀어 올라있지만 단단하고 견고하며 그 속은 고요하지만 역동적이다. 태동으로 전해지는 그 작은 떨림은 그 어떤 것보다도 강인하고 충만한 에너지이다. 마치 단단한 껍질을 부수고 드러나는 붉은 석류 알맹이를 바라볼 때의 느낌과 같다. 어린 생명은 그 연약함으로 인해 강철 같은 보호를 받는다. 부드러운 붉은 알맹이가 단단한 껍질 속에서 보호받는 것처럼 이렇듯 상반된 이미지가 집약되어 있는 것이 또 있을까! 아름다움이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것! 이렇게 나는 한 번도 가져볼 수 없는 몸에 대한 질투와 감탄이 아름다움이 된다. 
나의 작업은 어둠 속에 있는 아내의 몸을 카메라를 통해 확대된 자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빛을 탄생시킨 어둠은 생명을 잉태한 자궁이다. 사진 속의 어둠은 아내의 몸을 품고 있는 자궁이며 아름다움을 탄생시킨 거대한 자궁이 된다. 

아들 
마흔을 넘겨 얻은 아들 
그저 늦은 나이에 얻은 아들이니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는 다 설명이 되지 않는 존재다. 그 녀석을 임신한 아내 사진에서부터 내 카메라에 담기기 시작한 아들은 정말 변화무쌍하고 무궁무진한 소재를 제공하는 존재이다. 
학교에서 배운 갖가지 이론과 책에서 얻은 지식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한 것들을 한순간에 무용지물로 만드는 충격은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들을 사진에 담는 작업이 더욱 특별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 아이의 처음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일상적인 풍경이 특별한 장면으로 바뀌는 즐거움을 주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원하는 건 뭐든 잔뜩 쌓여있는 대형할인점에서 내가 밀어주는 카트를 타고 이리저리 오르락내리락 거리는 걸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여기는 녀석은 정말 현대소비생활의 무시할 수 없는 존재임이 분명하고 한 나무에 각양각색의 열매가 달린 나무아래서는 그 나무가 정말 존재하는 나무 인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하는 힘을 준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세상을 그린 그림들을 보라!) 
아이는 늘 나와 동행하길 원한다. 단순하게 시작된 동행이 이제는 내 작업의 중요한 주제가 되었고 가벼운 산책처럼 도시를 거니는 동안 반복되는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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